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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알맵으로 길안내를 받으면,

DS2WGV 2005. 8. 12. 00:10
알맵으로 길안내를 받으면,
정말 어이가 없다.
바로 가도 되는 길을 열심히 돌고 돌아 간다.
어찌 된 네비게이터인지.

내 차에는 네비게이션이 없다. 장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네비게이션 달라고 영업사원들이 설득하면 나는 도리어 맞받아쳐 그들을 설득한다. 햄 하라고. 네비게이션에 안 나오는 동네 구멍가게 간판 이름까지 가르쳐 주는 최고의 네비게이션이 햄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햄=네비게이션'이라 단정짓지 말라. 같은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자그마하게 봉사하는 것 뿐이다.

어딘가 가기 전에 집 컴퓨터에서 알맵을 실행하여 모의주행을 해 본 다음 간다.
이번 주 토요일에 서울 방배동 내방역 근처에 볼일이 있어 가야 하는데, 서울길은 올림픽대로 빼고 다녀본 데가 없다. 서울길 잘 아는 친구가 같이 가기로 했는데, 남부순환로를 타야 한단다. 그런데 그 길이 정체가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상습정체구간이라나 뭐라나.

그래서 알맵을 실행했다. 혹 다른 길이 있을까 싶어서.
거창하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IC를 덜컥 타 버린다. 그리고 행주대교 방면으로 달린다. 서운JC에서 경인고속도로를 탄다. 쭉쭉 달리더니 고속도로가 끝나고 신정동, 양평동 쪽으로 간다. 오오.. 방배동 가는 길이 복잡하구나.-_-;
엥? 그런데 이게 뭐야, 어디서 많이 보던 길로 진입하네. 올림픽대로였다.-_-; 그러고는 동작동 국립묘지 근처 길로 빠져나온다. 그다음 이수교차로 어쩌고 저쩌고 조금만 가니 내방역 사거리다.-_-+

그럼, 지금까지, 올림픽대로 타려고 그렇게 복잡하게 갔냐?
어이가 없었다.
우리집 뒤로 나가서 삼정고가도로 넘어서 그냥 직진해서 김포매립지 가는 사거리 지나서도 큰 길로 직진하면 그냥 올림픽대로다.-_-;
그걸 빙빙 돌고돌아 복잡한 데라는 데는 다 통과해서 올림픽대로를 타게 하는 알맵의 저의는 무엇인가.
내가 서울길을 모르니 서울유람을 시키자는 의도인가?
당장 그날 저녁에 중요한 저녁약속이 있는데. 얼른 일 보고 와야 되는데 말야. 뒤질라고 환장한 알맵.

너는 그게 편한 길이라고 가르쳐 주는거냐, 알맵아?
말 좀 해 봐라. 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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