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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최근 읽은 책 2권 후기

DS2WGV 2022. 1. 27. 23:31

최근에 관심 범위에 있는 책 두 권을 읽었다.

 

간단한 감상이다.

별 감흥이 없으면 그냥 넘어가는데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으면 쓴다.

 

1. 일본의 노예 (박태석, 월드헤리티지, 2021)

어느 민간연구자가 위안부 문제와 연관하여 그 근원이 어디까지인지 파헤쳐 올라간 책이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것에 대해 역사 속에서, 민족성 속에서 찾으려고 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타당한 근거를 찾았으니... 사과시킬 방법을 모색해보자는 의도로 썼다고 서평에서 말하는데,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다.

일본사에 있어서, 일본 민족성에 있어서 어두운 측면의 사실을 나열한 수준의 글에 불과하다. 관련 전공자가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사실의 나열에 불과한 것이 많고, 표기의 통일성도 많이 부족하다. 책은 엄청 두꺼운데 다 읽고 나면 그냥 '씁쓸한' 생각만 남고, 일본은 죽어도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만 명확하게 드러난다.

왜냐면, 이 책에 따르면, 일본 민족은 '원래 그런' 민족이니까, 수준이다.

또한 근거로 제시한 내용에 '위키피디아'가 들어가 있다.

역사 논증에 있어서 관련 연구자, 전공자들이 가장 피하는 문헌이 온라인 기반의 문헌이다. 물론 정확한 것도 있지만 대체로는 정확성이 부족하다고 여겨서 빼놓고 생각하는 것이 위키피디아나 나무위키다. 이것 때문에 사실이 호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6,7년 전쯤,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에 응시한 기억이 있다. 그때 문제 하나가 모호한 게 나왔는데, 정답과 다른 것을 골랐다. 나는 그게 정답이라 생각했고, 국사편찬위원회가 답을 잘못 제시한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전공자와 이야기할 상황이 생겼다. 그분의 말씀은, '네 말의 근거가 뭔데?'였고, 나는 당연히 '위키피디아'라고 말했다.

뭐... 결과는 더 말하지 않아도 뻔하지. 그분은 전공서적에서 근거를 찾아 주었다. 위키피디아가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던 것이다. 보통 온라인 사전의 근거는 인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위키피디아나 나무위키 같은 것은, 취지는 좋은 '공동지성'의 결과물이지만, 잘못 알고 있는 지식으로 공동지성이 만들어지면 왜곡이 계속 확장되어 버린다.

나조차도 그렇다. 내 영역에서 온라인 근거를 100% 신뢰하는 곳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뿐이다.

이 책은 말이지, 민간연구자로서 열심히 찾아 긁어모은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정리가 잘 되어 있지 않고 내용 자체가 대체로 거칠다. 또한 문어체적 표현이 너무나 많아 어색한 부분이 많고, 동어반복이 너무나 많아서 읽다 보면 지친다.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역사의 진실이라고까지 말하기에는 좀 그렇고....

일본이라는 나라와 민족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면 섭렵하는 책들에 다 나와 있는 내용이다. 일본의 개항 범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넓었고, 사면이 바다인 나라라서 바다로의 확장 의지가 강했다. 그로 인해 발생한 거고, 서양의 악습을 그대로 써먹은 것과, 일본 민족 특유의 환경적 속성이 합쳐져서 노예부리기를 많이 써먹은 거고.

우리나라 근대사의 아픔과 연관한 문제에 일본이 걸려 있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문제를 도출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웬만하면 이쪽 계통 책은 수집하는데, 이 책은 방출하고픈 마음이 강하게 드는, 다소 '부족한' 책이다.

 

2. 30개 도시로 읽는 일본사 (조 지무쇼 편저, 다산북스, 2021)

우리나라 사람 중에 의외로 일본어를 잘 하는 사람이 많다. 근데 그냥 '잘 한다' 뿐이다. 한 민족의 언어를 알려면 그들의 문화와 풍습, 역사에 대해 잘 이해하여야 제대로 이해하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일본어로 된 글을 한국어로 번역하려면 우리말의 기본 어법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이 말을 하냐면... 이 책은 현대 일본인들이 읽으면 딱 좋은 책이지, 우리가 읽으면 '뭔 소리래?' 하면서 거리감을 둘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완벽하게 이해하려면 관련된 일본의 역사를 상세하게 서술한 책들을 먼저 읽기를 권한다.

예를 들면,

  일본인 이야기1,2 (김시덕, 메디치미디어, 2020)

  메이지 유신이 일본에 묻다 (조용준, 도도, 2018)

요 정도를 정독하고 이 책을 읽으면 이해가 갈 것이다.

우선, 30개 도시의 기준이 현대 기준이 아니다. 과거의 번성했던 시기를 기준으로 하는데, '번성했던 시기'의 기준도 제각각이다. 일본이 과거에 그랬지만, 봉건국가와 유사한 체제 아니었던가. 그래서 다소 혼란스럽고, 일본에서는 유명하겠지만 우리는 하나도 모르는 일본인들의 이름과, 각종 사건이 나열되는데 그걸 다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또한 중간중간에 그런 내용을 보강하느라고 옮긴이가 괄호 안에 설명을 넣은 게 너무나 많아서 실제 내용에 집중하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 차라리 각주로 넣었으면 좀 집중이 되었으려나... 생각하다가도, 그 보충설명의 내용조차도 어디 책에서 긁어다 붙인 듯한...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어로 나열되어 있는 게 아쉽다.

옮긴이는 그냥 일본어 책만 번역해서 글자를 늘어놓았다는 아쉬움만 남겼고, 내용은 우리가 쉽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딱 '수박 겉 핥기' 수준의 책이어서 외국인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며, 일본사를 정규교육과정에서 공부한 일본인이라면 재밌게 읽어보기 좋은 책이다.

별 내용은 없다.

그래서 이 책도 방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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