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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개강도' 때문에 신경쓰임

DS2WGV 2005. 5. 2. 23:15
'개강도'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임.
'도둑'은 주인 몰래 물건을 훔쳐가는 사람이고,
'강도'는 주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건을 강제로 탈취해가는 사람이다.

어제 저녁, 하루종일 더웠다가 바람도 불고 많이 시원해져서 어머니께서 개를 끌고 단지 옆 공원(산책로)에 나갔다.
내가 문을 잠그고 나오느라고 조금 늦게 나가면서 아파트 위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창 밖으로 내다보았더니, 어머니가 아닌 웬 애가 개끈을 잡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안 기다리고 얼른 계단으로 뛰어내려갔다.

어머니는 뒤에서 따라가고 인라인스케이트를 탄 여자애(초등학생 추정)가 개를 끌고 간다.
쟤 누구냐고 그랬더니, 같은 단지 사는 애인데, 예쁘다고 제가 끌고 가겠다고 했다 한다.
누군줄 알고 그렇게 개를 덥석 주냐고 그랬더니, 애인데 뭐 어떠냐고 했다. 그러고는 개를 달라고 하는걸, 살려면 사라고 했다고 했다. 자기네 고모네가 진돗개 100마리를 키워서 제가 개와 친하다고 했단다. 근데 뭐 어쩌라고?

솔직히 나는 아무도 안 믿는다. 생판 얼굴 처음 보는 사람이면 볼펜 한 자루일지언정 내 물건 절대 안 준다.
쫓아가서 어머니가 다시 개 달라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있었기에 혹시나 개 발이 밟히면 다칠까 싶어 달라고 했더니, 마치 제 개인양 개줄을 꼭 쥐고 절대 주지 않는다.

이런 싸가지같은 날강도가 따로 있을까.
인라인스케이트 때문에 그러니까, 집에 가서 갈아신고 오면 잠시 놀게 해 주겠노라고 얘기했는데도 들은 척도 안 한다.
이런 싸가지같은 년. 어른이 얘기하면 말을 들어먹어야지, 귓구멍 뚫려있는게 못 들은 척 해?
욕이 목구멍 직전까지 올라오는 것을 꾹 참고 있었다.
5분간 실랑이를 하다가 겨우 어머니가 줄을 뺏었다. 그것도 쥐고 안 놓는 것 겨우 완력으로 손가락 펴서 줄을 뺏었다.

그러고 나는 독서실에 갔다.
오늘 오전에 들으니, 신발 바꿔신고 나와서 30분간 데리고 돌아다니다가 데리고 왔다고 했다. 날이 어두워졌는데 안 와서 데리고 도망갔거나 잃어버린 줄 알고 걱정했다고 말씀하셨다.

다시는 그러지 마시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버릇없는 애 같다고 말하면서.

오후에 집에 혼자 있는데 누가 벨을 누른다. 스크린으로 보니 어제 그 '개강도'다.
집에 아무도 없는 척 하고 외출하신 어머니한테 전화를 했다.
어머니가 말문이 막히시더라.

"걔 절대 집에 들이지 마라. 보통 아니더라."

강도는 청소년 이상만 있는 줄 알았더니, 요즘은 초등학생도 이렇게 강도질을 한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 가리고 달려드는 행동.
지금 초등학생 '개강도'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다. 솔직히 신경이 많이 쓰인다.

내 손에 걸리면 가만 안 놔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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