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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요즘, 일본-넓고 얕은, 때때로 아주 깊은 일본 이야기

DS2WGV 2022. 9. 7. 09:17

내돈내산 책입니다.

책제목 : 요즘, 일본-넓고 얕은, 때때로 아주 깊은 일본 이야기

ISBN 979-11-92421-03-2

 

책 겉장의 작가 소개에 보면, 작가는 일본에 200번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래서 꽤 존경심을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 정도의 수준에서 쓰여진 책은 아니라는 게 책을 덮는 시점에서 느낀 점이다.
다른 나라 소개서는 대부분이 자기가 본 방향에서 자기 생각만 쓰여진 게 대부분이라서, 정말 폭넓게 다독과 정독을 병행하지 않으면 실체를 잡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말 단편적인 몇 가지 내용만 가지고 다른 나라, 특히 일본을 판단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고대부터 우리 민족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 정도의 문화 소개서 같은 책을 쓰려면 전후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써 줘야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일본관계 서적, 전문서, 논문까지(특히 문화, 역사, 생활 전반) 다독과 정독을 병행해서 읽은 나로서는, 읽으면서 헛웃음만 나는 부분도 많았다. 이게 일본 소개 서적인지, 혐일 서적인지 알 수 없는 내용부터, 주제를 알 수 없는 엉뚱한 발언까지 등장하고, 급기야는 독자에게 잘못된 지식까지 전달하고 있어, 이 책을 대체 왜 썼는지 모를 정도였다.

몇 가지 짚어보자.
재일동포가 북한 국적이라고?
이건 어디서 들은 말일까??
방송사 피디라는 양반이 미디어도 접하지 않은 것인가. 몇 년 전 모 방송사에서 축구선수 정대세를 인터뷰한 내용 중에도 있었다. 기자가 '당신은 왜 북한 대표로 뛰었습니까? 북한 국적자입니까?'라고 물었는데, 그는 당당히 조선 국적자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로 뛸 수도 있었지만 나를 받아준 곳이 북한이어서 북한 대표로 뛴 거라고.

그렇다. 재일동포는 조선 국적자다. 한국과 북한은 이념으로 갈라진 국가 구분이어서 그것을 선택하지 않고 그 이전 시대인 조선을 선택한 것이다. 다른 학자들이 쓴, 수많은 일본 관계 서적을 찾아봐도 다 그렇게 되어 있다.
사실을 검증하고 쓰지 않은 책은 독자들에게 큰 혼란과 오해를 안겨줄 뿐이다.
이 부분이 가장 큰 옥에 티였다.


그나마 가장 잘 쓴 부분은 정치, 경제 부분이다. 지면상 다 못 적은 부분도 있는 것 같은데 비교적 바로잡힌 관점에서 쓰였다. 하지만... 감정이 너무 실려 있어서 보기 안좋았던 부분도 있다. 또한 일본민족의 특성과 관련한 그들의 코로나 대처 방식에 대해서도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내용을 종합해서 비난 일색으로 사실을 나열했을 뿐, 이게 어떤 상황과 관련이 있는 건지 뜬금없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챕터별로 썼다기 보다는 본인 감정의 흐름대로 나열했다고 보여지는 부분이 책 전체에 퍼져 있다.

그리고, 글 쓰는 방법은 좀 고치셔야 할 것 같다.
온라인에서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던데, 그것과 글쓰기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마치 대화하듯이 명사로 끝나 버리는 종결형이 너무나 많다. 한참 몰입해 있는데, 정상적인 종결어미나 서술격조사로 끝나지 않고 문장을 마무리해버린다든가, 입으로 말하던 방식 그대로 조사를 빼먹은 문장을 남발한다든가.
당신은 편할 지 모르겠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가독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에 새로 접한 정보만 감안해서 별 5개 만점에 2개 준다.

일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싶고,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은 추천하지 않겠다.
일본에 17번 다녀온 나보다도 더 일본을 모르는 사람이다.
여행은 다녀올 때마다 궁금했던 점을 찾아보고 보강해서 그 다음에 나가는 게 맞는 거다. 이 저자는 200번을 다녀와서 그거로 끝내는 게 아니라 보강학습을 해야 하는데 그런 측면은 보이지 않았다. 
본인 스스로가 '덕후'라고 칭하는데, 푸훗... 그 정도는 아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호도하는 내용이 많아 권하고 싶지 않다.
관련된 다른 책들을 많이 읽은 다음에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아무리 관심분야 책이어도 내용이 별로면 본 뒤에 바로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아버리는데, 이 책도 그 부류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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