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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김정환 기자님께 보내는 편지

DS2WGV 2011. 9. 17. 17:34

뉴시스 김정환 기자님께.
기자님께서 쓰신 기사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pID=10200&cID=10201&ar_id=NISX20110917_0009249680 를 보고 의견을 제시합니다.

저는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중인 교사입니다.
기자님이 쓰신 기사 제목이 네이버 첫화면에 떴을 때에, 실소를 금치 못했으며, 한편으로는 화가 많이 났습니다.

3 idiots라는 영화의 국내 흥행 실패가 불법 다운로드 때문인데, 그중 교사들이 '교육 목적'이라는 미명하에 저지른 불법 다운로드 때문이라는 논지로 기사를 이해했습니다.

실소를 금치 못한 이유는,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온라인 다운로드는 이 영화가 개봉되는 전후 시점부터가 아니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흥행 실패를 불법다운로드와 연결시켜 놓은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합니다.

2009년에 제작된 영화입니다. 지금은 2011년입니다.
이미 2009년 제작 당시부터 교육기관에서는 교육적 목적으로 내려받아 사용중이었습니다. 기자님도 보셨겠지만 우리나라의 잘못된 교육 풍토 속에서 우리 현실을 반성하게 해 주는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수많은 토론주제로서 활용이 되었고 아이들이 생각의 틀을 확장시킬 기회를 줬습니다.
기사에서 교사가 불법으로 다운로드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근거가 'SNS' 하나뿐이네요. 수많은 헛소문과 과장된 진실이 떠도는 SNS를 근거 삼아 교사를 나무라는 기사를 쓰셨다는 것 때문에 실소는 화로 바뀌었습니다.
개나소나 다운로드받는 시점에서 교사가 불법 다운로드한 게 무슨 큰 죄냐고 따지는 게 아닙니다. 잘못했죠. 분명 잘못된 일입니다.

이 기사를 본 주변 많은 사람들이나, 기자님이 말씀하시는 'SNS'에 연결된 수많은 지인들의 3 idiots의 실패 원인글을 보면, 대다수는 이겁니다.

'국내 개봉이 너무 늦었다'

이미 내려받아 볼, 2년이라는 긴 시간적 기회를 줬다는 겁니다.
이런 영화 또 있습니다. 아마 이것도 개봉되면 또 이런 기사가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2006년에 제작된 'Accepted'요. 아, 그나마 이건 2010년에 DVD로 출시되었군요.:)

불법 다운로드를 많이 했다고 해서 흥행에 실패한다는 것... 흥행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실패의 주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미국 드라마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도 없이 많이 다운로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케이블에서 열심히 방영해 줍니다. 시청률도 꽤 좋은 편입니다. CSI 시리즈나 Criminal Mind, 뭐 기타 등등...
또, 성공한 블록버스터급 영화들.. 요놈들도 개봉하면 이미 아이들이 USB에 담아 학교에 가지고 옵니다. 어제 개봉했는데 오늘 가지고 와요.
그렇다고 영화가 실패하지도 않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증명하실 것인지요?

차라리 불법 다운로드받는 우리나라의 비참한 현실을 비판하시죠.
교사도 사람입니다.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건 맞습니다만, 충분히 반성해야 될 부분이지만, 기사문이 읽기에 참 껄끄럽습니다.
기사문에는 '일부 교사'라고 해 놓으시고, 제목에는 '교사 다운로드 심각'이라고 써 놓으시고요, 글의 중간에 교사를 언급하시고 기사의 끝부분에서는 전체의 불법다운로드가 심각하다라고 마무리하시고요.

기사문이 누구를 잘못했다고 쓰여진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3 idiots에 대해 기사는 잘 보았습니다만, 찜찜함은 감출 수 없네요.

기자님은 사실을 전하셔야 할 의무가 있는 분입니다. 의견도 '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기자'라는 직업은 이래서 힘든 직업이다 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는 3 idiots가 언제부터 이런 상황이 진행되었는지는 전혀 알지도 못한 채 최근 SNS에 보이는 말들만을 근거로 쓰신 것 같아 정말 아쉽네요.
기자님에게서 좀 더 좋은 양질의 기사가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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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을 다 나쁜 놈으로 매도하는 것 같은 기사라 참으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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