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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면접보고 어이없는…

DS2WGV 2006. 1. 18. 22:23
어제 서울의 모 회사에 면접을 봤다.

아는 분이 연락주셔서 '정규직'을 뽑는다고 해서 우편으로 서류를 보냈는데 서류전형 통과됐다고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해서 갔다.
총 4개 부서 여덟 명이 왔더라.
각 부서별로 두 명씩 뽑아 놓고 그 중 한 명을 추리는 것이었다.

뭐 면접 문제도 그리 어렵지 않았고 예전에 했던 짓이라 무리 없이 대답 잘 하고 나왔다.

돈도 주더라. 면접 보느라 수고했다고. 2만원 받았다.
집에 와서 차 기름 넣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계약직'이었다. 이게 뭐 어디 채용공고 났는지도 모르겠고 해서 돈 받으면서 물어봤다. 정규직이냐, 계약직이냐. 그랬더니 1년 계약직이란다. 헐~ 속았구나.-_-+
나랑 같은 부서 면접보러 온 사람도 계약직이 아니라 정규직 채용으로 알고 왔다고 했다.
이번 주 중으로 연락준다고 하더니 오후 1시 조금 넘어서 전화가 오더라. 불합격이라고.

뭐, 어차피 올해도 다 포기하고 돈 꿔서 동일업무 공공기관 시험 준비를 하려고 마음먹었던 차였다. 오히려 이곳에 붙으면 돈이냐, 공부냐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었던지라 그냥 깨끗하게 접었다.(특수직이라 먹고 살만큼 나온다. 월 190~200 정도. 그래서 고민을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 발생.
오전 11시쯤 그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회사 : 저.. 여기 xx회사인데요, 어제 면접보셨던 xxx씨죠?
나 : 네, 맞는데요, 왜요?
회사 : 저.. 죄송하지만 내일 오전에 2차면접 가능하신지요. 포트폴리오 준비해 갖고 오실 수 있는지요..?
나 : 헛..(기가 찬 소리) 뭐요? 왜요? 지금 장난하자는 거요? 이유도 없이 1차면접 불합격자에게 2차 면접에 참석하라는 이유가 뭔가요? 1차 합격자가 오면 되잖아요.
회사 : 뭐...(우물쭈물 대답 못함)
나 : 됐거든요?
회사 : 그래도.. 면접 보시면 안될까요?
나 : 됐습니다. (뚝.)

(사실.. 포트폴리오 하루만에 준비 절대 못함..-_-;) 최소한 하루 반.
지금 사실 이것저것 가릴 상황은 아니지만 참 말 기분나쁘게 하더라.
이러저러한 사유도 없이 떨어뜨려놓고 다음날 바로 전화해서 오라고 하는 속 뒤집어지는 회사측 행동. 그럼 아예 처음부터 면접을 똑바로 보던가. 정규직 채용한다고 속은 것도 열받아 죽겠는데 이제는 떨어뜨려 놓고 이제 와서 뭔 소리람.

조금 있다 우연히 이계통 채용공고를 봤다.
이 회사는 다시 채용 공고를 냈다. 내가 지원했던 부서만.
4개 부서 중 3개 부서는 계약직을 채용했나 보다.

나랑 같이 면접봤던-1차 면접 합격자-분도 포기하셨나보군. 하긴.. 그분도 지겨운 계약직 생활 집어치우고 정규직 해 보려고 왔는데 어이없었겠지.
집에서는 난리가 났지. 올 한 해 더 공부하기로 했는데 마침 굴러들어온 일자리 내팽개쳤다고. 그거 1년 계약직 하면 정규직으로 해 줄지 누가 아냐고.. 하지만 그건 아니다.
정규직과 계약직은 노선이 엄연히 구분되어 있는 것을 이바닥의 계약직들은 다 안다. 쓰다가 아니다 싶으면 버리는 게 이바닥의 계약직이다.

1년간의 월 200만원의 수입 보장과 땡전 한 푼 없는 백수생활 1년 더 지속. 어느 것이 좋을까. 고민했던 하루였다.
나의 판단에 대해 후회는 없는데 화가 좀 많이 난다.

이런 회사를 항간에서는 '私學'이라고 부른다. 씁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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