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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이야기2

DS2WGV 2008. 1. 1. 23:04
12월 29일이 왔다.

12월 28일이 회사 송년회였다. 술을 조금 먹을리는 분명 없으므로 ㄱ은 단단히 준비를 했다.
알코덱스를 먹고 가기로 했던 것이다.
충분한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29일 새벽 3시에 집에 들어왔다.-_-
12월 29일 낮 12시 30분까지 가야 한다.
오전 9시. 회사로 다시 간다. 어차피 할 일도 있었고, 차를 가져가기 위해서였다.
늘 다운되는 아이나비 UP+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ㄱ은 회사 앞 약국에서 술 깨는 약을 사 먹었다. 조금이라도 술냄새를 없애 보기 위함이었으리라.

회사에 가니 벌써 11시다. 그냥 가야 될 듯 싶다.
만날 장소의 약도를 급하게 출력해서 가지고 갔다. 목동은 늘 일방통행에 복잡한 곳이라 네비게이션도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방송회관 20층 아이모 나디아.
ㄱ의 회사 팀장이 소개해 준 곳이다. 분위기가 매우 좋다고 했다.
아, 이럴 수가.
방송회관 앞길은 전부 일방통행로인데 방송회관 주차장 입구를 찾을 수가 없다. 방송회관을 앞에 두고 건물을 보면서 주변을 세 바퀴나 돌고 나서야 근처 부동산에 물어보고 겨우 찾아들어갔다.
이렇게 큰 건물의 주차장 입구는 이렇게 작다니. ㄱ은 다행히도 늦지 않게 도착했다.
오늘은 네비게이션이 정상이었다.
12시 13분.

번쩍거리는 승강기를 타고 20층까지 올라갔다.
ㄱ은 왜 이렇게 긴장이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예약석에 앉고 보니 건물이 참 높구나 싶었다. 앞쪽에는 오피스텔 같은데 엄청 높게 올리고 있었다.
ㄱ은, 오기 전 인터넷에서 본 사진으로는 한강이 보일 거라고 상상했었지만, 실제로는 건물들만이 즐비함을 직접 보고 '아, 저녁때 예약할 걸 그랬다'라고 생각했다.
아직 시간이 10분 정도 남았기에 음식의 종류에 대해서 식당 종업원에게 설명을 들었다.
10분을 멍하니 앉아 있었던가.
누군가 오는 소리가 난다.
ㄱ이 앉아 있는 탁자 옆으로 누군가 지나친다.
회색(분홍색?) 코트를 입은 처자가 오고, 서로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드디어 그 분이 오신 거다.
ㄱ은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아!'
어떤 이유가 있는 탄성이 아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었다.
배가 조금 고프긴 했는데, ㄱ과 그녀(이하 'ㅅ'이다)는 서로간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ㄱ은 그 시간이 조심스러우면서도 편안했다.
ㄱ의 관심사와 ㅅ의 관심사가 어느 정도 일치하기 때문에 이야기하기가 편했고, ㅅ도 여러 가지 방면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던 지라 이야기가 잘 통했던 것이다.
ㅅ은 임용고사를 보았고, 유아교육과 1차에 합격하고 며칠 전에 2차를 보았다고 했다. ㄱ도 일반회사 취업 이전에 임용고사를 몇 번 보았던지라 ㅅ의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십분 ㅅ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공감대가 쉽게 형성된 것이다.
이야기를 하면 할 수록 ㄱ은 ㅅ에게 빠져들었다.
ㅅ은, 보면 볼수록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ㄱ 자신이 못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이야기, 식사, 차 한 잔…. 3시간 정도 흘렀다.
낮시간에 만나니 이렇게 시간이 애매할 수가. 저녁도 아니고 낮도 아닌 시간이 되어 버리니 갈 데도 마땅치 않았다.
저녁이나 되면 간단히 술 한 잔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ㄱ은 ㅅ에게 말했다.
"오늘 이것저것 다 해 버리면 다음 번에 만나서 할 게 없어서 재미없을 것 같아요. 다음에 또 뵙죠.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ㅅ도 동의했고, ㄱ과 함께 길을 나섰다.
ㅅ의 집은, 우연치 않게도 ㄱ의 집에 가는 길목이었다. 경인고속도로 신월IC 근처였다.
ㄱ의 집과는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ㄱ은 왠지 ㅅ이 좋았다. 다음에 꼭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ㅅ을 데려다주었다.
ㄱ은 집으로 차를 운전하고 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냥 행복했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일까.
소형차의 승차감이 이렇게까지 좋을 수 있나. 포근했다고 느꼈다. 마치 구름 위를 비행하는 것 같았다.
ㄱ은 집에 오자마자 어머니께서 외출하신다 하여 모셔다 드리고 돌아와서 문자를 보냈다.
"집에 잘 왔어요. 다음에 또 뵐게요."

그랬더니 ㅅ에게서 회신이 왔다.
"네^.^ 생각보다 오래걸린거 같네요ㅋㅋ"

ㄱ은 생각했다. 답장을 보내야 하긴 하겠는데, 마땅히 할 말이 없다. 뭐라고 보내야 할까? 생각하다 때를 놓쳤다.
ㅅ은 좋은 사람이다. 잊혀지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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