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家翁

물질적 손실을 입히는 것만이 사기가 아니다. 본문

일상

물질적 손실을 입히는 것만이 사기가 아니다.

DS2WGV 2005. 5. 29. 22:21
물질적 손실을 입히는 것만이 사기가 아니다.
뭐, 별로 그다지 화날 일은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비방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느 한 사람을 좋게 보려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내가 잘못 생각했던 것임을 깨닫는 작은 사건이 있었다.
그 일이 있었던 것은 벌써 2개월여가 지나간다.

지난 2월.
나는 색다른 제안을 받았다.
지난 12월까지 모 차량동호회의 운영진을 맡고 있다가 끝나버리고 간첩 식으로 바보같은, 어리버리한 운영진들 대신 그들이 맡아야 할 한 가지 업무를 맡고 활동하고 있을 때였다.
모 차량동호회의 최초 개설자-현재는 서버관리자-가 전화연락을 취해 왔다.
포털 사이트 개설에 있어 문제될 만한 점, 상업적 활동에 있어서의 진행방향, 회원 관리 등등을 물어 왔다. 한 번도 아니고 수 차례에 걸쳐.
그러고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사이트-자동차동호회연합-를 영리사이트화 하려고 하는데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재택근무이고, 능력제로 보수를 줄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내가 할 일은, 기존 그 차량동호회에서 해 왔던 중고장터 관리와 회원관리, 필드테스팅 회원 관리였다. 보수는 섭섭하지 않을 정도(?)로 주겠다고 했다. 업무는 하루에 반나절만 컴퓨터 앞에 있을 정도라 했다.

일자리도 없이 빌빌거리고 있을 때라 하루 정도 IT업계에 근무하는 친구와 상의 후 그냥 하겠노라고 통보하였다.
홈페이지를 개편중인데, 극비(=대외비)라고 하면서 임시주소를 알려주면서 수정보완 및 에러테스트를 해 달라고 했다. 왜 극비냐면, 현대자동차에서 이런 류의 포털사이트를 개설 예정이라고 했다.(이것도 거의 극비였음)
(네이버 같은 종합 포털이 아닌, 자동차 정비, 보험, 자동차 용품, 자동차동호회가 모두 입점해 있는 자동차 전문 포털사이트)
그래서 며칠 하다가 2월 말쯤, 현대자동차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포털사이트 개방을 1주일여 남겨놓고 개방을 포기했다. 결국 이곳만 남았지.
그리하여 사심 없이 예정된 사이트 개방일을 위해 오류잡아내기에 신경을 써 줬다. 사이트는 예정일에서 15일 정도 후에 개방이 되었고, 이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나보다 했는데 응답이 없었다. 중간에 가족행사로 해외여행을 간다기에 갔다 오면 뭐 업무가 시작되겠지 했는데, 1주일이나 갔다왔는데, 그 이후에도 여타 답변을 들을 수 없었고, 연합공동구매까지 시작이 되었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나에 대해 대해주는 행동에 미루어 볼 때)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라 판단되어 계속 일을 도와주었지만 업무에 대한 얘기는 한 마디도 없었다.
전화세만 얼마인가, 또 투자된 시간은 얼마인가.

하루는 큰맘먹고 물어봤다.
2월에 얘기한 것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대체 언제부터 시작인가.(이걸 묻던 시점이 4월 중순) 그리고 왜 기존 정책대로 진행이 되지 않고 리뉴얼 전이랑 똑같이 사이트가 운영되는가.
-------------------
주) 자동차동호회연합 운영정책
리뉴얼 전 : 자동차동호회 운영진 위주로 사이트 운영. 실제적으로 가입된 차량별 동호회 운영진 외의 일반회원은 참여할 경로가 차단되어 있음.
리뉴얼 후의 운영방향 : 일반회원에게도 제품 테스팅에 참여하여 제품의 품질 향상 및 자동차 제반 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한다.
-------------------
이제와서 한다는 얘기가, 정말, 기분 나빴다.
'내가 할 업무가 없다'였다.
계약서도 안 썼고, 평소때도 그 모 차량동호회 일 때문에 같이 호흡을 맞춰 왔던 터라 별다른 생각 없이 하겠노라고 했는데, 계약서라도 쓸 걸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정이라고 중언부언 구구절절이 늘어놓는데, 그렇게 치사하게 보일 수가 없었다. 아이디어는 아이디어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뺏어먹고 이제 와서 그런 발언이라니.

아, 이것 때문에 사람들이 그렇게, 그 사람을 경계하라고 했던 것인가. 전부터 이 사람에 대해 비스무레한 비방들을 많이 들어왔지만, 정작 나한테는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 비방들을 모두 무시했었는데.

여전히 자동차동호회연합은 각 차량동호회의 운영진 위주로 운영되고 있고, 일반회원은 참여할 기회를 차단당하고 있으며, 각종 매스컴, 이권에는 상당히 발빠르게 대처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다.(그러면서 수익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수익이 거의 없으면서 무슨 영리사이트인가. 어패가 있다.)

과감히 포기했다.
사이트가 아닌 그놈을.
그 말을 듣는 즉시 나는 메신저에서 그놈을 차단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모 차량동호회에서 손을 놓았다. 자동차동호회연합이라는 단체에서도 탈퇴했다. 내가 제공한 모든 자료를 지우고.
벌어먹자고 하는 짓이지만 그 사이트 운영자의 행각에는 할 말이 없다.

이로서 희한한 사기를 한 번 당했다.
자동차동호회연합이라는 간판을 내세운 31살의 이 모씨로부터.
사람을 쉽게 믿었던 내가 잘못이었으리라.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1은 독서실에서 뭘 공부할까?  (4) 2005.06.01
우리가 정말 나이를 먹었을까?  (0) 2005.05.30
생각은 생각을 낳고.  (0) 2005.05.27
CSD  (1) 2005.05.20
BR II  (0) 2005.05.2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