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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 短想

아마추어무선사의 정해진 행보

DS2WGV 2007. 3. 4. 18:16

출처 : KARL 자유게시판 / 글쓴이 DS4AEN
제목 아마추어 무선사의 정해진 행보.

대부분의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꼭 다 그렇다는것은 아니지만, 대략 아래와 같이 4단계의 정해진 행보대로 진행되고 있다는것을 느낄 수 있다.

가) 개국 전
개국 전에는 청운의 푸른 꿈을 꾸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개국하게 된다.
무전기와 안테나도 사면서 이것이 좋을까? 저것이 좋을까?
그리고 동료들의 조언을 들어가며 장비들을 설치하고…!

나) 개국 초기
막상 개국을 하고 보니 전파가 생각만큼 멀리 나가지 못한다.
그래서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높은 곳에 올라가면 CQ를 외쳐보고 싶고…!
차량에 안테나도 이것도 달아 보고 저것도 달아 보고…!
그리고 콜싸인도 큰 글자로 붙여 보고….
개국은 했지만 아는 사람은 별로 없고 나를 알리기 위해 마이크만 잡으면 자기 자랑만 하다가…,

다) 개국 중기
멋 모르고 달려든 취미, 여기저기 좌충우돌 하다가, 들리는 건 질낮은 소리들 뿐이요, 아무 것도 아닌 것에 감정이 상하고 쌓인다.
이 때쯤이면 "햄이 별 것 아니구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햄에 대하여 조금 아는 알량한 지식을 가지고 햄이 "어쩌느니", "저쩌느니"하며, 마치 햄에 대하여 전부를 아는 양 말하다가 이내 무전기나 안테나의 크기나 숫자가 줄어들고.
결국은 특정 주파수로 파고들어 무슨 클럽, 무슨 넷트하며 끼리끼리 놀다가…

라) 개국말기
작아지고 줄어든 안테나가 어느새 사라지고, 자동차의 콜싸인도 뜯어 버린다.
좀처럼 호출주파수에서 남을 부르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이 때쯤이면 말할 때마다 누구는 어떻고 누구는 이렇고 하며 햄들의 인간적인 평을 하거나, 또는 열심히 햄 활동하는 동호인의 호출주파수에 외침을 들으면 "저 사람은 뭐하는 사람인데 밤낮 시끄럽게 하는거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 여기에서 중요한것은 개국 초기에 햄 동호인 선배를 잘 만나야 정말로 햄다운 햄의 길을 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잘못하면 교신은 뒷전이고, 영원한 [감투마추어], [공작마추어], [글마추어], [돈마추어]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른다.

바) 아마추어 무선 정신의 총체는 "자기계발"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전파의 질과 관련되고, 무선국의 운용 노하우와 관련되는 "자기계발"을 하려면 이유를 불문하고 일단 교신을 해 보아야 한다.

즉 교신 행위가 수반 되지 않는 "자기계발"은 "절반의 완성"이라고나 할까?
다시 말해서 교신행위가 이루어지지 않은 "자기계발"은 "미완성"이라는 이야기이다.

컴퓨터의 키보드가 고장나고, 군인이 총칼을 버리고, 기자가 펜을 잃으면 무엇에 쓰리요.

결국 햄은 철저한 준비로 시작해, 교신으로 진행되는 꾸준한 연구속에 살면서 거듭되는 정리로 자기를 계발하는 취미라 말 할 수 있다.

이것이 곧 [햄]의 확실한 [기본정신]이다.    

[DS2WGV]
정곡을 찌르는 좋은 말씀만 하셨다.
내 주변엔 철저한 준비로 만들어진 HAM이 없다.
그나마 satellite cafe에 계신 몇몇 분들-DS1MFC, survey님 정도가 그분들이 아닐까.
정말 속 시원하게 글을 쓰셨다.

나는 개국 중기에서 좀 바뀌었다.
네트를 과감히 나왔다. 나의 생각은, '네트는 전파 탐구를 위해 모인 친목 단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거기에서 본 선배 햄들의 모습은, DS4AEN님이 마)항에서 말씀하시는 딱 그런 부류였다. 나태함과 게으름으로 가득 찬 모습. 그러면서 기백만원대 장비 얘기만 한다. 물론 그들은 그렇지 않다라고 얘기한다. 시간이 없어서…, 여건이 안 되어서…. 하지만, 경험상, 그런 핑계는 다 개 풀뜯어먹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노력하는 자에게 복이 온다고 했다. 하려고만 들면 다 상황이 만들어지더라. 그런 나태한 네트가 지겨웠다.

기본정신을 갖고 살리라. (10.22 22: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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