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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이야기1

DS2WGV 2008. 1. 1. 21:15
ㄱ이야기1
2007년 12월 24일이었을 게다.
ㄱ은 회사에 휴가를 내고 집에서 여지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뭔가를 입력하고 있었다.
늘 해 오던 일이다. 그것 말고는 딱히 할 일이 없었으니까.
방 밖에서 ㄱ의 어머니가 두런두런 전화통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 있다 어머니가 ㄱ의 방에 들어왔다.
"넌 어떤 여자를 좋아하니?"
ㄱ은 뜬금없는 질문에 멍하니 어머니를 쳐다봤다.
선이 들어왔다는 거다.

ㄱ은 그랬다.
늘 그 일에 대해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었다.
7년간이나 아무에게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귀찮기도 했을 뿐더러, 그럴 시간도 없었고, 차라리 그것에 투자할 바에야 취미생활에 신경쓰고 취미생활에 빠져드는 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ㄱ은 최근 들어 두 차례 소개팅을 했지만 그저 그랬다. 그래서 그냥 포기했던 것이다.
나 행복하고 가족 행복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ㄱ이었다.
30대 중반의 나이. 그는 그냥 그랬다. 그랬으니 어머니의 질문에 멍할 수밖에.

ㄱ은 하여튼 답을 했다.
"전 교회만 안 다니는 사람이면 돼요"

선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그쪽 집안 부모와도 연결에 연결이 되어 통화가 되고, 나에게 돌아온 것은 쪽지 한 장.
이름과 휴대폰 번호가 적힌 쪽지였다.

ㄱ은 그냥 두려웠다.
왜 두렵냐고? 경험이 없으니까.
사람은 회사에서 만나는 민원인이 전부 다라고 생각했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식의 만남은 처음이기 때문에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ㄱ은 12월 26일까지도 그 고민에 빠져 있었다.
2007년 12월 26일 저녁. 바쁜 업무를 끝내고 대충 집에 가도 될 무렵. 큰맘먹고 전화를 했다.

전화벨이 울린다. 아, 안 받았으면 좋겠다.
받았다.
"여보세요"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상당히 친근한 목소리다. 많이 익숙한 목소리다. 어디서 들었을까.

ㄱ은 한참 더듬거리며 자신을 소개했다.
약속시간도 잡았다. 다른 팀 팀장이 좋다고 한 식당으로.


어디서 들었던 목소리일까. 참 익숙하다.
그래. 그녀의 목소리와 같았구나. 그래서 내가 편하게 말할 수 있었구나.
1999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했던 그녀의 목소리와 이 분의 전화목소리가 거의 똑같았던 것이다.

잘 될 수 있을까.
ㄱ은 한시름 돌렸지만 아직 걱정이 다 간 것은 아니었다.
12월 29일에 만나기로 했다.

ㄱ은 머리속이 복잡했다.
일 때문에도 복잡한 머리속이 선이라는 것 때문에 더 복잡하게 얽히고 설킴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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